약을 끊자마자 다시 찌는 이유는 따로 있다.
빠졌던 살, 왜 다시 돌아오는 걸까요?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
“식욕이 싹 사라진다.”
“약 먹으면 운동도 필요 없다.”
이런 말들, 혹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실제로 그런 말을 믿고, 다이어트 약을 복용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다이어트 약 복용 후 1년 이내에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전체의 70%에 달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부는 원래 체중보다 더 늘어난 경우도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 주제를 깊이 있게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단순히 "약을 끊어서"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심리적, 생리적, 생활습관적 요인을 낱낱이 밝혀드립니다.
1. 다이어트 약이 ‘배고픔’을 없앤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를 망가뜨렸다
다이어트 약의 대부분은 식욕 억제제입니다. 그 작용 기전은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배고픔’을 왜곡시키는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감량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진대사 저하와 대사 불균형이라는 부작용을 남깁니다.
대표적인 예로, 식욕억제제 중 하나인 ‘펜터민’이나 ‘로카세린’ 같은 약물은 장기간 복용 시 기초대사량이 10~20%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즉, 이전보다 더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는 것입니다.
약을 끊는 순간 벌어지는 일
약을 끊으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은 즉시 ‘정상 모드’로 돌아가려 하며, 감 suppressed 했던 식욕이 폭발합니다. 그리고 대사는 이미 느려져 있어, 이전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찌고, 쉽게 피로해지며, 근육도 더 잘 빠지는 몸이 되어버린 상태입니다.
회복되지 않은 대사, 되돌아온 체중
대사는 근육량, 호르몬, 수면 상태에 따라 복합적으로 움직입니다. 다이어트 약은 단지 ‘식욕’만 억제했을 뿐이고, 대사를 복구하는 시간이나 프로그램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핵심 메시지
다이어트 약은 임시방편일 뿐, 대사 기능을 보존하거나 회복시키지 않는 이상, 체중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더 심각한 건, 이 대사 저하 상태에서 살을 다시 빼려 하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2. 약이 만든 '가짜 습관', 끊자마자 무너지는 이유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식사량이 줄었고, 운동도 조금 했으니 습관이 생긴 거 아닌가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습관은 '내 의지'가 아니라 약에 의해 조종된 결과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약이 없는 환경에서 나는 누구인가
약을 먹는 동안에는 평소보다 훨씬 적게 먹고, 운동도 의욕적으로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내가 바뀐 것이 아니라, 약물에 의해 조정된 뇌와 몸의 반응일 수 있습니다.
약이 빠진 순간, 이전의 나로 돌아간다는 것은, 실은 ‘원래의 삶’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지보다 무서운 ‘기억된 습관’
우리 몸과 뇌는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약물의 힘으로 억눌렀던 식욕이나 패턴은, 약을 끊으면 기억된 습관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쉽게 말해, “다이어트가 끝났다”는 신호를 받은 뇌는 본래의 생존 시스템을 작동시켜, 더 많이 먹고, 더 적게 움직이도록 조정합니다. 이것이 바로 ‘요요현상’의 시작입니다.
단단한 습관은 오직 ‘의식적인 반복’에서 생긴다
진짜 습관은 약이 없을 때 만들어집니다. 약 없이도 스스로 식단을 조절하고,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어야만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가 가능합니다.
약으로 얻은 결과는 거품처럼 무너질 수 있지만, 습관으로 얻은 결과는 천천히 쌓이되 무너지지 않습니다.
3. 다이어트 약 끊은 뒤, 심리적 반작용이 체중 증가의 숨은 주범
마지막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강력한 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심리적 반작용(리바운드 심리)입니다.
보상심리: “이제 좀 먹어도 되잖아?”
약을 끊은 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는 먹어도 되겠지.” “이젠 살도 빠졌고, 하루쯤은 괜찮아.”
이런 식의 ‘보상 심리’는 사실상 폭식의 신호탄입니다.
두려움: 다시 찔까 봐 불안한데, 그게 오히려 살을 찌운다
다이어트 약을 끊은 사람 중 일부는, 다시 살찔까 봐 극도의 불안을 느낍니다. 이 불안은 식사 전후로 끊임없는 죄책감을 유발하고, 결국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해소하게 만듭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는 “스트레스성 섭식장애”의 일종으로, 음식이 마치 안정제처럼 작용하게 됩니다.
실제 사례
30대 직장인 A씨는 다이어트 약을 6개월간 복용하며 12kg을 감량했지만, 끊은 지 3개월 후부터 야식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일주일에 두세 번으로 바뀌었고, 1년 뒤 다시 13kg이 증가했습니다.
A 씨는 말합니다.
“약을 끊으니까 나 자신이 너무 무기력해졌어요. 살은 빠졌는데, 그 과정에서 저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더라고요.”
다이어트는 약이 아닌, '내 몸'과의 대화입니다
다이어트 약이 모든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 급하게 체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나, 고도비만으로 건강상 위험이 있는 경우엔 분명 약의 도움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약이 다이어트의 전부’라는 착각에 있습니다.
- 다이어트 약은 ‘시작’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지속’을 보장하진 못합니다.
- 끊는 순간부터가 진짜 다이어트의 시작입니다.
- 대사를 회복하고, 식습관을 재정립하며, 심리적 안정까지 챙겨야만 요요 없는 삶이 가능합니다.
다이어트는 자신과 몸의 대화입니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은지, 어떤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하루에 몇 시간 자면 다음 날 에너지가 살아나는지…
이런 섬세한 신호들을 읽고 반응하는 능력이 다이어트의 본질입니다.
약을 먹지 않아도 살을 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기 몸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그 언어에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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