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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비타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없다

by health news24 2025. 5. 8.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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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합 비타민, 정말 필요할까? – 심혈관 예방 효과 ‘제로’라는 연구 결과의 충격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건강을 챙기려면 비타민 하나쯤은 먹어야 한다’는 믿음 속에 살았습니다. 마트나 약국 진열대에 늘어선 복합 비타민 제품은 그 믿음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앨라배마 대학 김준석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메타 분석 결과는 이런 믿음에 뿌리째 흔들림을 주었습니다.

 

해당 연구는 1970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46년에 걸쳐 진행된 18편의 주요 논문을 집계한 메타 연구이며, 총 200만 명에 달하는 피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복합 비타민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됐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복합 비타민 복용군과 비복용군 사이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률 등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 C, E 등 항산화제를 포함한 복합 비타민이 오히려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단순히 비타민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보다, 건강을 챙긴다는 목적 아래 꾸준히 돈과 시간을 투자해온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비타민이 최소한의 보험이 되어줄 것”이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입니다. 복합 비타민은 일반적으로 비타민 A, B군, C, D, E와 미네랄 성분 등을 포함한 제제지만, 각각의 영양소가 상호작용하며 작용하거나 억제하는 복잡한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복용은 기대하는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2. 영양제보다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 심장은 ‘약’보다 ‘생활’을 원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착각하고 있었던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나 복합 비타민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안도감을 준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심혈관 건강에 진정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알약’이 아니라 ‘생활습관’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심장학회가 권장하는 심혈관 예방 전략의 핵심은 여전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지중해식 식단’, ‘금연’, ‘적절한 체중 관리’, ‘스트레스 조절’ 등입니다. 이 요소들은 모두 복합 비타민으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식이요법은 특히 강조해야 할 부분입니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식단은 실제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낮춘다는 여러 임상 시험 결과가 존재합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섭취는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심장 박동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운동 역시 복합 비타민보다 훨씬 강력한 ‘생체 활성 강화제’입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근 기능 개선, 혈관 내피세포 건강 유지, 고혈압과 고지혈증 조절, 심장 박동 리듬 안정화 등 복합적인 혜택을 줍니다.

 

즉, 복합 비타민을 손에 쥐고 앉아 있기보다는, 운동화 끈을 조이고 나가서 30분 걷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심장을 만드는 길입니다.

3. 특정 상황에서는 영양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 비타민, 무용론과 필요론 사이의 균형

지금까지의 연구가 ‘모든 사람에게 복합 비타민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메시지는 ‘건강한 일반인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며, 특정 조건에서는 ‘필요한 보충이 필수’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임산부는 엽산과 철분의 섭취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이는 태아의 신경관 결손 예방과 산모의 빈혈 예방에 직결되며, 식사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충이 권장됩니다.

 

노인의 경우, 위산 분비 저하로 인해 비타민 B12의 흡수가 떨어지거나, 햇볕 노출이 적은 환경에서는 비타민 D 결핍이 쉽게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골다공증, 면역력 저하, 피로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권고에 따라 보충이 이뤄져야 합니다.

 

채식주의자나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어 식품군을 제한하는 사람들은 B12, 철, 아연 등의 결핍 위험이 크므로, 이 역시 보충이 도움이 됩니다.

 

즉, 비타민 보충은 ‘전 국민이 해야 할 건강 습관’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만 선별적으로 해야 할 의학적 조치’입니다. 특히 복합 비타민에는 비타민 A와 철분처럼 과다 복용 시 독성이 우려되는 성분도 있으므로, 의사 상담 없이 장기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을 넘어서야 보이는 진짜 건강의 길

‘비타민 한 알이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할 때입니다. 복합 비타민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반복된 연구들의 공통된 결론입니다.

 

진짜 건강은 한 알의 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식단, 운동, 수면, 스트레스 조절 등 삶의 전반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 영양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경우일 뿐, 대부분의 건강은 우리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출발합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그것은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늘 먹은 한 끼, 움직인 발걸음, 잘 잤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비타민을 삼키기 전에 거울 속 나를 한 번 더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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