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발암물질”이라는 오해를 받았던 사카린. 하지만 최근 과학계에서는 이 인공 감미료가 단지 무해한 수준을 넘어, 항균·항암 효과를 가진 유망한 바이오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카린이 보여준 놀라운 연구 결과들을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항생제 내성균 억제와 항균 효과
사카린이 단순히 당을 대신하는 감미료가 아닌, '슈퍼박테리아의 저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25년 영국 브루넬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카린은 항생제 내성균, 특히 ‘슈퍼박테리아’라 불리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에 대해 강력한 억제력을 보였습니다.
그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카린은 세균의 세포막 내 에너지 생산 경로를 방해하여 세균을 스스로 ‘굶어 죽게’ 만듭니다. 일반 항생제가 단백질 합성을 막거나 세포벽을 붕괴시키는 데 반해, 사카린은 내부 대사 자체를 차단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보여주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카린이 다른 항생제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기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세균들도, 사카린이 함께 투입되면 치료 효과가 극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사카린은 일반적인 장내 유익균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세균 감염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2. 암세포 성장 억제 및 선택적 세포 사멸
설탕보다 300배 달콤한 사카린이, 알고 보면 암세포에는 독처럼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023년 고려대학교와 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은 사카린이 난소암세포(SKOV3)에 대해 명확한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카린 농도가 높아질수록 암세포의 증식 속도는 감소하고, 세포 사멸률은 증가했습니다.
사카린은 암세포 내의 탄산탈수효소 IX(CA9)의 활성을 저해하여 암세포를 질식사시키는 효과를 보입니다. 중요한 점은, 사카린이 정상 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카린이 암세포만 골라 사멸시키는 ‘선택적 독성’을 지닌다는 뜻이며, 안전성과 직결됩니다. 현재 사카린 기반의 항암 보조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 지방세포 성장 억제 및 염증 반응 조절
“달콤한 음식은 살찐다”는 상식, 사카린에겐 예외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카린은 지방세포 성장까지 억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한국영양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는 사카린이 PPAR-γ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지방 축적을 줄인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실험군에서는 지방세포 크기와 수 모두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또한 사카린은 염증 유발 단백질(TNF-α, IL-6) 분비도 줄이며, 대사질환과 관련된 만성 염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사카린이 단순 감미료를 넘어서 ‘기능성 식품소재’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카린, 오해를 넘어 미래식품으로
과거엔 “발암물질”로 오해받았지만, 이제는 항균, 항암, 항염증 효과까지 인정받는 기능성 감미료 사카린. 국제식품안전기구(JECFA), 미국 FDA,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에서도 사카린의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제로칼로리 식품을 넘어 면역보조제, 대사질환 예방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달콤하면 몸에 나쁘다"는 고정관념, 이제는 바꿔보셔도 좋습니다.